수용소군도
- 저자
- 알렉산드르 이사예비치 솔제니찐 지음
- 출판사
- 열린책들 | 2009-11-30 출간
- 카테고리
- 소설
- 책소개
- 『수용소군도』. 고전들을 젊고 새로운 얼굴로 재구성한 전집「열린...
pp. 8 그래선 안 돼! …… 과거를 들추면 안 돼! …… 《과거를 기억하는 자는 한쪽 눈이 빠져 버린다!》는 속담이 있지 않느냐 말야. 그러나 이 속담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다. 《과거를 잊는 자는 양쪽 눈을 다 잃는다!》고.
pp. 17 수많은 생물이 우주에 살고 있지만, 이 우주에는 생물의 수효만큼의 중심이 있다. 우리 모두도 각자가 우주의 중심이다. 그러나 〈당신은 체포되었소!〉라고 속삭이는 음성을 들었을 때, 당신의 그 우주는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pp. 180 권력 - 그것은 독이다. 그것은 이미 수천 년 전부터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 (중략)… 하지만 우리들 위의 뭔가 숭고한 것을 믿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들이 자기 자신의 한계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권력도 그다지 치명적인 독이 되지는 못한다. 반면에 상부 세계를 상실한 자에게는 권력도 그야말로 죽음의 독이다. 이 독에 일단 감염되기만 하면 이미 구원의 길은 없는 것이다.
pp. 203 흉악한 일을 꾸미는 악한들은 어디엔가 있게 마련인데, 그 악한들만을 골라내서 박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그러나 선과 악의 분기선은 어느 누구의 가슴에도 다 가로놓여 있다. 그러니 누가 자기 가슴의 한쪽을 박멸시킬 수 있겠는가?……한 심장이 살아가는 동안 이 선(線)은 때로는 기쁜 악으로 짓눌리기도 하고 때로는 어둠을 제거하는 선(善)에 공간을 내주면서 심장위에서 이동을 계속한다. 동일한 인간이라도 연령과 인생의 위치가 변함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곤 한다. 어떤 때는 악마에 가까워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성인에 가까워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름만은 변하지 않아서 우리는 모든 것을 그 이름의 소행으로 돌리고 만다.
pp. 207 당신들은 독선과 시기로 뭉쳐진 사람들만으로 공평한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pp. 214 악에 대해 침묵을 지키면서 그것이 표면에 나타나지 않도록 슬그머니 허리춤에 숨겨 둔다면, 그 악은 앞으로도 수없이 고개를 들고 일어날 것이다. 우리가 악인들을 징벌하지 않고 또 그들을 비난조차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국 그 비겁한 죄인들을 보호하는 것이 되고, 또 이것은 새로운 세대들로부터 정의의 온갖 원칙을 앗아 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무관심〉한 세대로 성장하겠지만, 결코 〈교육의 부족〉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젊은이들은 비겁한 행동이 한 번도 이 땅에서 처벌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행동은 언제나 행복을 안겨다 준다는 것을 자기들의 교휸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이런 나라에 산다는 것은 얼마나 불쾌하고 또 얼마나 무서운 일이겠는가!
pp. 288 어느 시대의 정부건 결코 도덕적이었던 예는 없이 때문이다. 그들은 무슨 〈사실 때문에〉사람들을 투옥하고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무슨 짓을 〈하지 못하도록〉투옥하고 처벌하는 것이다.
pp. 342 모든 〈선거〉도 〈단일〉입후보로 실시되는데, 재판이라고 〈두 개〉의 결말을 가질 필요가 어디 있는가? 그렇다. 무죄 선고는 경제적인 면에서도 무의미한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정보원들도, 기관원들도, 신문도, 검사국도, 감옥 내의 경비대도, 경호병도 - 그 모두가 다 헛되이 일해 온 것이 되지 않느냐 말이다!
☞ 실화이다. 채 100년도 되지 않은 일이다. 대한민국 또한 비슷한 시기를 겪어 왔다. 인간이란 존재가 한없이 나약한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라면 어떠했을까? 아마도 더 비굴하게 굴진 않았을까? 차라리 권력에 기생하는 편을 택했을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처했던 당시의 상황에 나를 대입해보면 더 없이 내가 초라해짐을 느낀다. 아니 모든 인간이 그렇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니 수십수백만에 달하는 러시아인들이 권력에 의해 죽거나 강제 노동을 당하지 않았겠느냐 말이다. 한편으론 군사정권 아래 대한민국을 돌이켜 보면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된다.
☞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많이 느낀 것은 어느 시대든 불합리한 상황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단지 그 형태가 다른 것 뿐이다. 스탈린 시대의 구, 소련은 무자비한 권력에 민중들이 희생되었지만, 자본주의가 극한으로 달리는 현대의 세계는 양극화로 인한 무자비가 확대되고 있다. 그야말로 "유전무죄, 무전유죄"로 말이다.
☞ 어린 시절,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보면서 이런 사회를 만든 어른들이 참 한심하다고 여겨졌다. 왜 이렇게 살기 힘든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동화책에 나오는 것 처럼, 어린이만화에 나오는 것 처럼, 사이좋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왜 만들지 않는 것인가? 그러나 어느덧 나도 어린 시절 내가 생각했던 어른 이라는 나이에 다다라 가면서 알게 되었지만, 사회란 것이 어느 누구 하나의 마음 가짐으로는 바꿀 수 없다는 것이었다. 더불어 지금의 어린 세대들에겐 미안할 따름이다. 더 좋은 사회가 아니라 내 어린 시절보다 더 살기 힘든 사회를 그들에게 넘겨주는 것 같아서 말이다...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나 하나만"이라도 정의롭게 살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
☞ 특히 207 페이지에 있던 말이 뜻 깊게 느껴진다.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인간들이 성공하기에 더 유리한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그들이 사회 지도층이 되어 가는 현실에서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안타깝게도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을 것 같다.
☞ 이 책을 이제야 읽다니...이제라도 읽어서 다행이다.
☞ 마지막으로 아래는 조국 러시아를 진심으로 사랑한 솔제니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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